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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사해 두루마리 연대 재조명… 기존 학설 뒤집었습니다

by truthblaze7 2025. 6. 6.

80년 가까이 이어진 학계의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습니다. 고대 유대 문서인 사해 두루마리의 작성 시기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던 가운데, 인공지능(AI)이 더 객관적이고 정밀한 해석을 제시하며 기존 통설을 뒤엎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교의 쿰란 연구소(Qumran Institute)는 방사성탄소 연대측정과 필체 분석을 결합한 AI 프로그램 ‘에녹(Enoch)’을 개발하였습니다. 이 시스템은 기존에 연대가 불분명했던 사해 두루마리 조각 135개를 분석한 결과, 기존 필적학적 방법보다 수십 년 이상 빠른 작성 연대를 제시하였습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PLOS One에 게재되었으며, 일부 종교 문서와 이를 둘러싼 종교 운동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시작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예를 들어, 기원전 50년경으로 추정되었던 일부 두루마리는 실제로는 기원전 150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AI는 어떻게 고대 필체를 분석했나?

고대 문서의 연대를 정확히 추정하는 것은 고고학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입니다. 전통적인 필적학은 매우 주관적이며, 동일한 문서에 대해 학자 간의 해석이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방사성탄소 측정 결과와 시각적 필체 데이터를 함께 학습하는 최초의 AI 시스템을 개발하였고, 고대 지혜의 상징인 유대 인물 ‘에녹’의 이름을 붙였습니다.

우선 30개의 필사본 샘플을 정밀 화학 처리를 거쳐 방사성탄소 연대측정을 실시했고, 이 중 24개의 결과가 신뢰할 수 있어 AI 훈련용 데이터로 활용되었습니다.

AI는 글자의 곡선, 획의 각도 등 수천 가지의 시각적 특징을 학습하며, 각각의 특징이 특정 시대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통계적으로 분석하였습니다. 이 과정에는 Bayesian Ridge Regression과 같은 고급 기법이 활용되었습니다.

에녹이 밝혀낸 사해 두루마리의 진실

AI ‘에녹’은 분석한 135개의 두루마리 조각 중 79%에서 기존 학자들의 연대 추정과 일치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더욱 주목할 점은 나머지 21%에서 AI가 기존보다 더 이른 시기를 제시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성경 ‘다니엘서’가 포함된 필사본 4Q114의 경우 방사성탄소 측정에서는 기원전 230~160년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그동안 학자들이 제시했던 기원전 160년대보다 앞선 결과입니다.

또한, 종교 규범과 공동체 운영 규칙을 담은 문서들도 1세기 BCE가 아닌 2세기 BCE로 앞당겨졌으며, 이는 당시 유대 지역의 종교 활동이 생각보다 일찍 조직화되었을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이 AI는 하스모니안(Hasmonaean) 및 헤로디안(Herodian) 스타일의 필체가 기존 학설보다 오랜 기간 공존했음을 밝혀내기도 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필체의 시대 교체라는 기존 가설에 대한 도전입니다.

왜 이 연구가 중요한가?

사해 두루마리는 히브리어 성경의 가장 오래된 필사본 중 일부로, 유대교와 초기 기독교의 사상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자료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종교적 사유와 문서화 활동이 훨씬 이른 시기에 활발히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유대교의 발전사에 대한 기존 관점을 재정립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합니다.

AI가 인간 전문가의 판단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존재하지만, 연구진은 이 차이점을 오류가 아닌 새로운 연구의 출발점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연구진은 더 많은 방사성탄소 데이터와 고해상도 필사본 이미지를 기반으로 에녹 시스템을 더욱 정밀하게 개선할 계획입니다. 이미 중세 문서에 적용된 테스트에서도 높은 정확도를 보여주었으며, 전 세계 다양한 고문서 컬렉션의 재해석 가능성도 열렸습니다.

AI는 이제 고대 문서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으며, 인류의 종교와 문화의 기원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요약:
AI 시스템 ‘에녹’이 사해 두루마리의 작성 시기를 기존보다 수십 년 앞당겨 분석하며, 유대교 초기 역사의 재해석 가능성을 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