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도-태평양 군사 압박 강화… 트럼프의 불확실한 태도 주시

지난 5주간 중국은 호주, 대만, 베트남 인근에서 실사격 훈련을 벌였고, 대만 상륙 작전에 투입 가능한 새 상륙용 바지선을 시험했으며, 심해 해저케이블 절단 장비를 공개했습니다. 이 장비는 타국의 인터넷을 차단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으며, 이를 공개적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인정한 국가는 현재까지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 같은 군사 행보를 통해 역내 우위를 과시하는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을 시험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국에 대한 전략을 주로 고율 관세 중심으로 전개했으며, 인도-태평양에서의 군사적 도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침묵해 왔습니다.

---

미국, 점차 강경 대응… 그러나 트럼프 본인의 입장은 ‘침묵’

그러나 이러한 기조는 점차 변하고 있습니다. 4월 1일 미국 국무부는 대만 해협에서 벌어진 중국의 군사훈련을 “공격적인 군사 행동과 수사”라며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이는 훈련 규모가 커지고 실제 침공 작전을 연상케 한다는 우려 속에서 나왔습니다. 이에 앞서 미 국방장관 피트 헥세스(Pete Hegseth)는 일본과 필리핀을 방문해 “미국은 동맹국을 방어할 것”이라고 확언했으며, 펜타곤은 “중국이 미국의 최대 위협”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여전히 대만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2월 기자회견에서도 관련 질문을 회피했습니다. 이는 정책 일관성과 전략 부재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

중국, 동맹국 간 균열 노려… 남중국해서 공격성 높일 수도

호주의 전략정책연구소의 말콤 데이비스 연구원은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을 관찰하며 그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중국은 필리핀 등과의 영토 분쟁 지역에서 수압포를 넘어 충돌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상대국의 굴복을 유도하는 전략”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전직 미 국무부 직원은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도 대만 정책을 둘러싼 깊은 이견이 존재한다고 전했습니다. 마르코 루비오, 마이크 월츠 같은 전통적인 국가안보 노선과, 극우 ‘마가(MAGA)’ 진영 사이의 분열이 뚜렷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본인이 어느 쪽에 기울고 있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

중국, ‘트럼프식 딜’ 기대… 대만을 협상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

로위연구소의 샘 로겐빈은 “일부 트럼프 진영은 유럽에서 손을 떼고 아시아에 집중하길 원하지만, 트럼프가 아시아 개입에 동의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트럼프는 외교·안보 이슈를 통상 문제와 섞어 거래하려는 성향이 있으며, 입장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워싱턴 기반의 아시아 그룹의 제니 슈크-페이지는 “중국이 대만을 협상 카드로 내세워 미국과 '빅딜'을 시도한다면, 동남아 국가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미국 비판에 대해 “사실을 왜곡한 간섭”이라고 반발했으며, 중국이 미국과 대타협을 원하고 있는지 여부는 언급을 피했습니다.

---

정보전 약화 우려… 해저 케이블 주변 감시 활동 강화하는 중국

중국이 해외 정보망에 대한 감시와 공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미국은 CIA 내 중국 분석 인력 축소, 자유아시아방송(RFA) 예산 삭감 등으로 정보전에서 스스로 무장 해제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전직 외교관 대니 러셀이 이에 대해 “지금은 미국과 동맹의 안보·경제 이익을 위해 더 명확한 정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호주 인근 해역에서 활동한 중국 해양조사선 탄수어이하오(Tan Suo Yi Hao) 역시 우려의 사례로 거론됐습니다. 이 선박은 남호주 및 서호주 해안 해저통신케이블 주변 해역을 2주 넘게 항해했으며, 이는 군사 기밀까지 포함한 호주의 핵심 통신 인프라를 위협할 수 있는 행위입니다. 호주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는 “그 배가 거기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반응 외에는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

트럼프가 침묵하면, 더 많은 중국 군함이 다가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태평양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면, 중국은 더 많은 군함과 감시 활동으로 존재감을 확대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명확한 신호가 없는 것은 중국의 군사적 모험을 자극할 수 있는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